개척교회 단상3 12-15-2005

마굿간 여물통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이 설레이는 대강절의 기간에 성탄 음악회를 교회에서 제대로 가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웠다. 그래서 지난 주일 밤 교우들과 함께 내슈아 커뮤니티 채플 교회로 크리스마스 뮤지컬을 관람하러 갔다. 스티브 교육목사와, 낯익은 얼굴의 십대 아이들, 연로한 밥 형제등이 보였다. 무더웠던 지난 여름 한주간 내내, 첫 예배를 앞둔 우리 교회에 와서 땀흘리며 열심히 자원 봉사 작업을 해 주었던 이들이 입구에서 우리를 알아보고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화려한 조명과 예쁜 무대 장식, 잘 준비된 성가대, 그리고 아이들과 청년들 뿐 아니라 장년까지 수십명의 아름다운 의상의 무용팀들이 함께 어우러져 커다란 교회안을 세상의 빛’ 이라는 멋진 뮤지컬로 가득 채웠다. 함께 간 우리도 기쁨속에 그 자리에 있었다.

 

     생각해 보니 첫번째 크리스마스 때 보다는 세상이 그리고 기술이 발달한 것이 틀림없었다. 낙타를 타고 몇주에 걸쳐 동방에서 별을 보고 온 박사들과 달리 우리는 자동차를 타고 30분 만에 내슈아에 도착해서 이 예수 탄생 공연을 보았다. 컴퓨터에 연결된 프로젝터가 쏘아낸 아름다운 영상물들이 스크린을 비추었고, 동방박사들을 인도했을 큰 별보다 훨씬 더 밝은 조명들이 지붕에서 무대를 비추었다. 아기 예수 나신 그 추웠을 밤에는 몇 사람들만 초라한 마굿간 주위에 있었을텐데, 이 날 밤에는 400여명의 사람들이 따뜻하게 온도가 조절된 교회안을 가득 메우고 크리스마스 뮤지컬을 감상하고 있었다.

 

     프로젝터도 자동차도 음향과 조명과 무대도 모두 첫번째 크리스마스 때에 비하면 기적같은 일들이겠지만 여전히 가장 큰 기적중에 기적은 바로 영광의 하나님이 나와 같은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리라. 더우기 그 분이 시골 동네의 낮고 천한 마굿간에 나시고 여물통위에 놓여졌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구유에 누이신 아기 예수님을 뮤지컬을 통해 보고 돌아오는 길, 내 마음은 어느 새 화려한 음악회를 교회에서 열지 못한 아쉬움에서 벗어나 있었다. 사람이 되시기로, 낮은 마굿간에 오시기로, 냄새 배인 구유에 누이시기로 결정하신 예수님일진대 나를 그리고 우리 작은 교회를 사랑하실 주님으로 가슴 깊이 느껴졌기 때문이었다.

 

     여물통 위에 놓이셨던 예수님은 사람의 몸으로 세상에서 첫번째로 경험하신 낡은 마굿간과 가축들 냄새 그리고 차가운 실내공기에 익숙하시리라. 여전히 우리 교회의 지하 친교실 시멘트 바닥은 타일을 깔 내 손을 기다리고 있고, 예배당 실내 벽은 페인트를 새로 칠해주고 싶고, 예배당 나무 의자가 더 딱딱하게 느껴지며, 아스팔트 포장이 안 된 교회 마당 물고여 있는 움푹 패인 곳이 늘 신경이 쓰였지만, 예수께서 마굿간에 오신 그 일은 나의 눈을 뜨게 하여 이 모든 곳이 예수님이 사용하실 아름다운 곳으로 보이게 하지 않는가! 아니 구유에 오신 주님 모시기엔 너무 화려할 지도 모르지 않은가? 일년 중 가장 화려한 이 크리스마스 시즌이 가장 화려하지 않은 모습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을 보게 한다는 이 역설이 참으로 감사할 뿐이다.

 

     레딩 타운에서 큰 도로의 눈을 타운 트럭으로 치우면서 교회 앞 마당 그리고 뒤 주차장의 눈도 항상 치워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계단에 쌓인 흰 눈을 치우며 찬송이 내 입에서 흘러 나왔다. “주홍빛 같은 네 죄, 주홍빛 같은 네 죄, 눈과 같이 희겠네, 눈과 같이 희겠네…”

 

아! 개척교회 위에 소망이 넘치는 대강절 그리고 크리스마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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