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척교회 단상 1 9-15-2005

 

'John Fay '

  

 

      하루 종일 날이 찌뿌듯 하더니 저녁에 비가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다. 신선한 공기를 통하게 하기 위해 며칠간 계속 열어 놨던 교회 창문들을 닫아야만 했다. 이미 어둠이 찾아든 주차장으로 운전해 들어가는데 입구에 승용차 한대가 서 있었다. 오래 전에 문 닫은 미국교회의 빈 주차장을 종종 사용하는 동네 사람들 중에 하나려니 생각하며 지나치는데 운전석에 있는 사람이 나에게 손을 흔드는 것이었다.

 

     존 페이를 그날 그렇게 처음 만났다. 그는 근처 친구 집에 놀러온 딸 아이를 이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었다. 자기는 이 곳 레딩에서 20년을 살았으며, 처음으로 이 교회 마당에 들어왔는데, 나는 이 늦은 시간에 이곳에서 무얼 하느냐고 내가 자기에게 묻고 싶은 말을 물어왔다.

 

     미국 교회가 문을 닫았고, 우리가 이제 한국 교회로 다시 시작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말해주었다. 존의 얼굴이 환해지었다. 그러면서 자기 이야기를 쏟아내기 시작하는데, 어떻게 레딩에 이사오게 되었는지, 어떻게 윈체스터에 있는 인터내셔날 패미릴교회에 다니게 되었는지, 그리고 문 닫은 동네 교회 건물이 다시 교회로 시작되게 되었다니 자신도 기쁘다는 말을 하였다.

 

     존 페이는 그 밤부터 그렇게 우리의 개척 프로젝트를 돕는 많은 손길들중의 하나로 참여하기 시작했다. 이미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의 자원봉사를 놀라움속에서 받아왔다. 브락튼에있는 서아프리카 섬나라 케이프 버드 출신들이 세운 교회의 목사님과 교인들이 여러 차례 와서 전문적인 공사를 그냥 해주었다. 로웰 교회에서는 뜨거운 여름 날에 찾아와서 마당 나무를 자르고, 화장실을 고쳐주었다. 그 교회 17명의 중고등학생들과 교사들은 또한 24시간 금식 수련중의 한 프로그램으로 찾아와서 일했다. 내슈아 교회에서는 일찌기 가족 단위로 와서 물건을 버리는 일들을 도와 주었다. 스프링필드제일한인교회 식구들도 그 먼길에서 찾아와서 페인트를 칠해 주었다. 오래 전에 와서 일한 로웰 캄보디안교회와 퀸시 중국인교회 식구들까지 포함하면 그야말로 인종을 초월하여, 동서남북 사방에서 찾아와서 사랑의 노동과 형제애를 보여 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존 페이는 더 특별했다. 이 친구는 같은 교단에 속한 교회 사람도 아니었다. 그냥 이곳 레딩 주민으로서 그야 말로 밤낮으로 찾아 와서 일하고, 전화를 걸어와서 교회 수리를 위한 자신의 아이디어를 때로는 귀챦을 정도로 나에게 전해 주었다. 필요한 재료들과 필요한 사람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 주고 또 직접 연결 시켜 주기도 하면서 냉장고등 자신의 물건을 교회에 기증하였다. 첫예배를 앞둔 그 주간에는 나보다 자기가 더 긴장했다. 매일 밤 직장을 마치고 교회로 와서 나를 “데리고” 모든 밀린 작업을 밤 늦게 까지 했다. 우리 교우 중에 한 분이 “꼭 존이 개척하는 분 같고, 목사님은 도와주는 청년 같네요 “ 라고 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사실 밤 10시에 반바지 차림으로 무릎을 대고 기어다니며, 떨어지는 땀을 닦아내며 손으로 바닥 물걸레질을 하는 미국사람을 나도 처음봤다.

 

     동네 이웃 존 페이를 비롯한, 그 수많은 전에는 알지도 보지도 못하던 자원봉사자들의 성실한 노동, 진실한 섬김, 정직한 땀을 보며 나역시 다시 다짐했다. 몸으로 일하는 것의 소중함을 잊지 말자. 다른 이를 돕기 위한 노동은 더 아름답다. 나도 우리 아이도 또 이제 시작하는 우리 교회는 섬김의 노동을 더욱 즐겨하리라.

 

     첫 예배를 한창 준비하던 8월 중순 어느 날, 존이 자신의 친구가 이사가는 일을 나도 함께 가서 도와 줄 수 있는지 물어왔다. 교회 책상을 하나 얻을 수 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멜로스에 사는 존의 친구 베니는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오랫동안 살아온 자기 집에서 급하게 나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루 일과가 끝난 어느 날 약속된 밤에 함께 멜로스로 가면서 우리는 또 다른 레딩주민 에드를 태우고 갔는데 그는 무신론자였다. 에드는 베니의 차를 사기로 되어있었다. 지하실에 가득한 물건들을 밤 늦도록 밖으로 나르며 베니 그리고 에드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록 그날 책상은 못건졌지만, 그리고 밤 늦게 배는 고프고, 몸은 고달팠지만, 마음은 기뻤다. 그리고 그 기쁨은 나중에 두배가 되었다. 드디어 8월 28일 주일 오후 첫예배를 드리는 시간에, 존과 베니와 에드와 나는 함께 예배당 앞쪽에 서 있었다. 존은 키보드를 연주하고, 베니는 베이스기타, 에드는 플룻, 나는 어커스틱 기타 연주자로 예배팀 중에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그 날 기가막힌 하모니를 연출했다. 존과 베니와 에드는 나만큼 기뻐했다. 그 날 그렇게 150여명의 많은 사람들이 와서 축하해 주고 우리는 기쁨으로 교회를 시작했다.

 

     루이지애나주에서 수재를 만나 이주해 온 여덟식구 한 가족이 웨스트써머빌교회 안에서 임시로 지내고 있다는 연락을 받았다. 파울러 목사님께 전화드리고 우리가 가서 몸으로 도울 수있는 일이 있는 지 물어보았다. 교우들과 함께 가서 청소라도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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